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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약용꽃.식물.나무 2013. 6. 8. 15:19
    약용식물의 보고이자 자애로운 오름"
    [다시 걷는 오름 나그네] <13>백약이오름
    등록 : 2011년 06월 29일 (수) 10:12:02
    최종수정 : 2011년 06월 29일 (수) 10:12:02
    김철웅 기자 jemin9062@yahoo.co.kr

    ▲ 거미오름에서 바라본 백약이오름 동면
    큼직한 분화구에 정상부 능선 트레킹 안성맞춤
    제주시서 30㎞·등반 1시간 여유로운 탐방코스

     

    백약이오름은 약용식물의 보고이자 자애로운 느낌의 오름이다. 이름이 말해주듯 도내 오름 가운데 약초가 100가지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오름이다. 그 만큼 다양한 식물군상을 보여준다. 오름 자체는 너그러움을 넘어 자애롭다는 느낌마저 든다. 결코 낮지 않은 오름이나 오르기에 어렵지 않다. 정상에 올라서는 능선이 넓게 초원처럼 펼쳐진다. 특히 오름 중앙부의 큼직한 굼부리에선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많은 제주의 약초를 담고 자애로움을 품어내는 멋진 오름이다.

    백약이오름은 표선면 성읍리 산1번지(표고 356.9m)다. 표선면의 최북단 오름으로 금백조로를 사이에 두고 구좌읍 종달리의 거미오름과 마주하고 있다. 백약이오름은 비교적 높고 큰 오름이다. 비고는 132m로 도내 오름 가운데 42번째로 높고 면적은 58만1463㎡로 40번째다.

    이름은 글자 그대로 100가지 약초가 있다고 하여 백약이오름이다. 한자로는 백약악(百藥岳) 또는 백약산(百藥山)으로 쓴다.

    예전엔 성읍2리에서 성읍목장을 거쳐 3.5㎞ 들어가야 했으나 지금은 금백조로가 오름 바로 앞을 지나면서 접근이 아주 용이해졌다. 번영로 대천동 사거리에서 좌회전, 3㎞ 정도 가다 오른쪽으로 빠지는 수산2리 방향의 금백조로를 타고 3㎞ 가면 주차장이자 탐방로 입구(지도 A)다. 제주시 종합경기장에서 30㎞, 왕복 1시간30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 <백약이오름 탐방로>
    A=주차장 B=정상부 입구 C=최고봉 D=북쪽 정상 E=북동쪽 정상 F=분화구 G=말굽형 흔적 H=금백조로
    ▲ 안개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백약이오름 분화구
    오름의 시작은 평탄한 계단이다. 그리고 계단이 정상까지 이어지지만 오름 사면을 바로 오르지 않고 비스듬하게 놓여 있어 오르는 데 별로 부담이 없다. 발 아래 병풀과 제주피막이·이질풀과 오름 사면의 꿀풀·엉겅퀴·둥굴레 등의 약초를 따라 오르다 보면 20여분이면 정상부(B)다.

     

    시계방향으로 돌면 바로 앞에 백약이오름을 형성하고 있는 3개의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은 주봉(C)이다. 정상부 능선은 침식이 많이 진행, 마치 초원을 연상케 할 정도 넓다. 주봉까지 짧은 구간을 제외하곤 정상부에서도 힘든 구간은 없다.

    북동쪽의 거미오름·문석이오름, 그 뒤 구좌읍 최고봉인 높은오름과 동쪽의 좌보미와 남서쪽의 개오름, 남쪽 멀리 영주산과 서쪽의 민오름·비치미, 북쪽의 넓게 패인 굼부리가 특징이 아부오름 등 주변의 오름군들을 둘러보며 정상부 능선을 한바퀴 돌아도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백약이오름의 백미는 굼부리다. 원형에 가깝고 큼직한데 경사는 가파르지 않아 그 모습이 여유롭다. 굼부리 가운데는 산정호수가 부르기엔 너무 작은 조그만 '못'도 있어 운치를 더한다.

    백약이오름의 아쉬운 점은 방목중인 소들이다. 바람을 타고 오는 배설물 냄새가 역겹기까진 않지만 불쾌한 것만은 사실이고 걷는 데도 장애물이다. 또한 무거운 소들의 단체 행렬은 오름 훼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산하는 데도 15분 정도다. 결국 백약이오름 탐방에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산세는 험하지 않아 오르기 수월하고, 정상에는 큰 분화구에다 산정 능선도 넓어서 걷기에 안성맞춤인데다 주변 경관도 좋아 트레킹에 더없이 좋은 오름이다.

    백약이오름의 식생은 100가지 약초가 자란다는 이름에서 보듯 다양하다. 김대신 연구사는 "근처의 오름 가운데 높은오름 다음으로 높고 주변에 곶자왈지대·습지 등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화산체나 분화구의 규모·토양 등도 다양한 식물의 생육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 감기·부종에 쓰는 약재인 엉겅퀴
    백약이오름의 약용식물 가운데 소황금이 백약이오름에만 자생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거의 사라졌다가 복원됐다. 골무꽃속 꿀풀과의 소황금(Scutellaria orthocalyx)은 2002년에 처음으로 발견됐고 2004년 한국자원식물학회에 한국 미기록 식물로 보고됐다. 한라식물사랑회에서 제주 식물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8년부터 백약이오름에서 복원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백약이오름에서 사라지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피뿌리풀이 있다. 삽주도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약용식물이다.

    ▲ 꿀풀
    김창집 탐라문화보존회장은 "피뿌리풀은 2000년대까지 북쪽 능선 남쪽 사면과 주변 오름에 많이 서식해 왔으나 아름답고 귀한 식물로 알려지면서 무차별 도채, 이제는 백약이오름에선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삽주도 가시덤불 사이에 간간이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피뿌리풀은 팥꽃나뭇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40㎝에 5~7월에 빨간 두상화가 피고 잎줄기는 약용한다. 삽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50㎝에 7~10월에 연한 자주색을 띤 흰색 꽃이 피고 어린잎은 식용하고 뿌리는 약용한다.

    이외에도 백약이오름에는 절굿대·오이풀·짚신나물·댕댕이덩굴·꿀풀·잔대·둥글레·고사리삼·고비·고사리·골풀·무릇·쇠무릎·으아리·사위질빵·애기수영·청미래덩굴·참마·환삼덩굴·개승마·긴잎모시풀·개모시풀·수영·여뀌·으름덩굴·뱀딸기·딱지꽃·양지꽃·뱀무·가락지나물·멍석딸기·복분자딸기 등이 자라고 있다.

    또한고삼·비수리·차풀·살갈퀴·여우콩·벌노랑이·칡·괭이밥·산초나무·좀가지풀·쥐똥나무·박주가리·꽃마리·골무꽃·익모초·쥐깨풀·층층이꽃·향유·산박하·배풍등·까마중·질경이·애기풀·붉나무·노박덩굴·까마귀머루·털제비꽃·두릅나무·긴사상자·개사상자·노루발·쑥부쟁이·참취·중대가리풀 등의 약초도 자생하고 있다.

    ▲ 둥글레
    ▲ 소황금

     









    백약이오름은 상당히 넓고 원형이 잘 보전돼 있는 큰 화산체로 분류된다. 북쪽에 말굽형 분화구의 흔적이 남아있긴 하지만 완벽한 원형분화구를 갖고 있는 분석구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그리 오래된 오름 같지는 않다. 연대 측정을 해봐야겠지만 10만년 이후, 또는 5만년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상부는 물론 사면에 까만 화산재가 잘 남아있다는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제주도에 있는 중산간 까만색의 토양들이 백약이오름과 비슷하다. 아주 최근 수만년전에 동시 다발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라며 "이러한 화산회층은 빗물에 오름을 내려가 초지대로 넘쳐흐르며 교래리 해발 500m 고지에 초지대 지형 등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철웅 기자

    "도내 약초 550여종 분포
    제주황기·황금 등 멸종위기"
    ●인터뷰/김철수 한라산연구소장

    ▲ 김철수 한라산연구소장
    "제주의 약초 가운데 황금·백하수오(큰조롱)·제주황기·백작약 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김철수 한라산연구소장은 "제주에 분포하거나 재배되는 식물 중 약용 또는 식용으로 활용 가능한 식물은 550여종에 달한다"면서 "현재 일부 토종 약초들이 멸종 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550여종 가운데 1년 또는 다년생의 초본류가 358종으로 가장 많고 낙엽활엽수 105종·만경류 51종·상록활엽수 31종 등의 분포를 보인다"면서 "여기엔 정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삼백초와 순채 등 6종류도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약효가 좋다고 알려지면 우선 자생지가 파괴되고 멸종되고 만다"고 약초 보호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제주황기·탐라황기 등 개체수가 적은 것은 종자파종으로 대량생산, 자생지 보존과 함께 농가에 분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 소장은 제주의 대표적인 약초로 제주황기(강장·당뇨)·꿀풀(해열·고혈압)·익모초(부인병·복통)·덧나무(방광염·골절)·머위(진해제·건위)·털머위(해독·부스럼)·사철쑥(황달·이뇨제)·엉겅퀴(감기·부종)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오름 주변에서 많이 발견되는 황금은 해열에, 참느릅나무는 알레르기 비염에 효과가 있고 제비꽃은 당뇨병 종기에 먹거나 바르면 통증이 완화되고 부종이 빠지며 병풀은 새살을 돋게 하는 연고의 원료이고, 노루발은 독충에 쏘였을 때 생즙을 바른다"고 소개했다.
    도내 약초의 산업화 가능성에 대해 김 소장은 "제주에는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기 때문에 선별해 유기농으로 재배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간이나 한방에서 약용으로 써온 식물은 이미 효능이 검증된 만큼 성분을 분석, 우선 개발이 쉬운 화장품이나 기능성 음료 등으로 시작하고, 의약품 개발은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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